임신 17주차 장유새댁



  16주부터 태동을 느껴보려고 노력을 했다.
(룰루 = 우리아가 태명)

그러나 처음 겪는 거라서 그런지 '이게 태동이구나'할 정도로 확실하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배에서 뭔가가 "쾅!"하고 차는 느낌이 아니라서 일까? 17주차가 된 이제서야 약간의 감이 오기 시작했다. 

 저번 주 금요일, TV에서 슬픈 장면을 보며 숨죽여서 울고 있을 때였다. 배에서 움찔 하는 움직임이 있었다.
아마도 엄마가 슬퍼하니까 룰루도 느끼는 것이 있었던 모양이다. ㅎㅎㅎ
확실히 울고나니까 마음의 독소는 좀 빠져나온 느낌이었다. 그 날 저녁 퇴근한 남편에게 옷을 제대로 걸어놓으라고 잔소리를 했다.
그런데 남편은 너무도 퉁명스럽게 '왜 신경질을 내면서 말해? 좋게 말해도 될 것을~"하면서 손에서 스마트폰을 떼어놓지도 못하며 역으로 나에게 화를 내었다.
매일 애같이 이렇게 저렇게 잔소리 하는 것도 신경질 나는데 내가 그토록 싫어하는 줄 알면서도 스마트폰 게임을 하다가 퉁명스럽게 대답을 하니까 속으로 엄청 서운했다.그래서 남편이 잠들기 위해 침실로 들어가고 난 후에 TV를 보면서 숨죽여 울었다.
남편도 뭔가 싸늘한 집안 분위기를 의식해서였을까? 잠에 들지 않고 계속 뒤척이는 것 같길래~ 훌쩍거리면서 울고 싶었지만
티를 안 내려고 조용히 눈물만 흘렸다.

남편은 내가 화를 잘 낸다며 본인 입으로 "꼴통"이란 별명을 지어서 가끔 부르곤 한다. 뭐, 그리 탐탁치는 않지만 이제껐 잘 받아주는 남편에게 고마운 것은 사실이다. 아무리 남편이라지만 모든 화를 다 받아줄 필요는 없지 않은가? 다만, 지금 상황이 상황인만큼 남편의 배려가 절실할 뿐이다~~ 뿐이고

***

아가는 그 존재가 너무 신비스럽다. 마치 다 보여주지 않을 거란 듯이 말이다. 있는 듯 없는 듯 하다.
서서히 아주 조금씩  잘 크고 있지만 세상 밖의 속도대로 움직이지는 않는다. 태동을 느껴보겠다고 보채는 엄마와 다르게 아가는 제 속도에 맞게 할 일을 다 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룰루는 이제 11cm가 넘는다. 유아복을 만들면서 소매 부분에 덧댈 옷감을 재단했다. 가로는 15cm 세로는 10cm로 말이다.
그리고 문득 생각했다. 우리 룰루가 11cm라는데 꽤 크구나?! 물론, 움크리고 있으니까 조금 더 작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  
예전에 6mm였던 작은 씨앗같던 아기가 무려 이만큼이나 크다는 것이 그리고 그 아이가 내 뱃속에 있다는 것이 너무 놀라웠다.

배가 불러오면서 습관적으로 배를 쓰다듬게 되었다. 어딘가에서 읽었는데 배를 쓰다듬을 때마다 엄마의 몸에 옥시토신이 생겨서 결국 아이에게도 좋은 감정이 고스란히 전달이 된단다. 그러니까 자주 쓰다듬는 다고 나쁠 건 없겠지? ㅎㅎ
아까도 배에 손을 대고 쓰다듬으면서 룰루에게 "연꽃분만"이 뭔지 설명해주었다.
<http://blog.naver.com/birthinlove/220786928632>참고하세용 *^^*
연꽃분만이 무언지, 왜 하고싶은지 그리고 룰루에게 뭐가 좋은지 말이다. 그랬더니 뱃속에서 목소리가 잘 들린다는 듯이 움찔하였다. 확실히 이제부터는 청각이 발달하면서 잘 들리는 모양이다.
 의사 샘이 공주님인 것 같다고 알려주신 그 이후부터 손수건부터 턱받이 아기양말 모두 핑크빛으로 준비중이다~
남편이 워낙 핑크색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딸에 대한 기대가 부풀어서 미리부터 난리법석이다. 남편은 이제 아기가 잘 듣는다는 걸 알고 동화책 읽어주기에 재미를 붙였다. 사실, 저번주에 아빠가 집에 다녀가시면서 내가 뱃속에 있을 때 책을 많이 읽어주었다는 얘기를 들은 후부터다. 그래서 내가 아빠 목소리를 어렸을 때 참 좋아했고 태어난 후에도 다른 사람을 보면 우는데 아빠를 보면 방긋방긋 웃었다는 얘기였다. 그 이후로 남편은 본인 목소리를 녹음했다가 나중에도 들려주라며 열심이다. 아직 우리 집에는 그림책이 다섯권 밖에 되지 않는다. 그래도 읽지 않은 책이 세권이나 남아있다. ㅎㅎ
사실, 평소에 일반책도 읽기는 하는데 그것도 다 듣고 이해를 하려나? ~~ 생각에 말투를 아기 눈높이에 맞추면 일반책이든 그림책이든 잘 듣는 것 같다. 태동을 좀 더 잘 느끼기 위해서라도 룰루와 대화하는 시간을 많이 가져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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